고덕비즈밸리 안의 단정한 공간
저가 커피들이 줄지어 늘어선 고덕비즈밸리 상권 안에서, 자스오브클레이는 마치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도예 작품처럼 단정하고 미려하게 서 있다는 인상을 준다. 유리 파사드 너머로 아치형 인테리어와 원목 카운터가 눈에 들어오고, 바깥에 세워진 핑크빛 샌드위치 보드가 공간의 분위기를 미리 짐작하게 해준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흙을 빚은 듯한 차분한 톤의 공간이 자연스럽게 마음의 속도를 늦춰준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콘 형태의 펜던트 조명, 벽면을 따라 놓인 원목 선반 위의 식물과 잡지, 그리고 군데군데 붙여놓은 여행 사진 콜라주까지 — 공간을 채우는 요소들이 저마다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고 있다.

입구 근처 벽에는 ‘We have this treasure in Jars of Clay’라는 문장이 새겨져 있고, 그 아래로 시즌 신메뉴와 케이터링 안내 포스터들이 마스킹 테이프로 소담하게 붙어 있다. 이름의 의미를 조금 들여다보게 만드는 공간이다.

쇼케이스와 카운터, 눈길을 머물게 하는 구성
카운터 앞에 놓인 유리 쇼케이스 안에는 딸기 바나나, 토마토 착즙, 참외주스 같은 생과일 음료와 함께 영국산 번다버그 진저에일, Martinelli’s 애플 주스처럼 잘 알려진 수입 음료들도 진열돼 있다. 쿠키와 휘낭시에 같은 구움과자는 카운터 위 나무 트레이에 올려져 있고, 가격표는 손으로 직접 쓴 글씨로 적혀 있어 공간의 결과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카운터 뒤편으로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각종 도구들이 정돈돼 있고, 벽면 선반에는 식물과 커피 관련 서적이 나란히 놓여 있다. 주문은 QR코드 또는 키오스크로 가능하고, 스프링 신메뉴를 소개하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카운터 위에서 조용히 재생되고 있었다.

내부는 그리 넓지 않다. 카운터와 나란히 이어지는 좁은 통로형 구조이며, 창가 쪽으로 원목 벤치와 작은 테이블이 놓여 있다. 대형 통창을 통해 거리 풍경이 들어오고, 혼자 앉아 화면을 들여다보는 손님의 모습이 공간과 잘 어우러져 보인다.

한쪽 벽에는 여행지에서 찍은 듯한 사진들이 마스킹 테이프로 자유롭게 붙어 있다. 발리 해변, 서핑보드, 한강 달빛 사진까지 — 운영자의 일상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구석에 아치형 거울과 황동 촛대, ‘Love’라고 적힌 황색 포스터가 놓인 코너는 별도의 연출 공간처럼 정돈돼 있다. 조명이 따스하게 떨어지는 방향이 계산된 듯 자연스럽다.

클레이슈페너, 질그릇라떼, 오!말차
이 날 주문한 음료는 세 가지였다. 클레이슈페너는 리브드 글라스에 담겨 나왔는데, 에스프레소 위로 부드럽게 올려진 크림의 결이 천천히 아래로 번지며 조곤조곤 섞여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크림의 질감은 무겁지 않고 가벼운 편이며, 에스프레소의 쓴맛과 밀도 있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글라스 외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크림의 흔적이 음료를 받은 직후에도 한참 동안 이어졌다.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완성도 있는 구성이다.

질그릇라떼는 이름처럼 소박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온도와 향이 따스하게 감싸 안는 인상을 준다. 베이스의 밀도가 적당히 느껴지며, 크게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마무리가 특징이다.
오!말차는 이름에 감탄사가 들어간 이유가 납득되는 음료였다. 위쪽은 노란 오렌지주스 빛, 아래로 갈수록 진한 녹색의 말차 베이스가 자리 잡으며 두 겹의 색이 그라데이션을 이루고 있다. 풀향과 은은한 단맛이 다채롭게 겹쳐지며 입안에서 꽤 오래 머물렀다. 글라스 위에 오렌지 슬라이스 하나가 올려진 마무리도 깔끔했다.

허브티 베이스 음료는 독일 브랜드 Eilles TEE 티백을 사용하며, 붉은 계열의 색감과 딸기 과육이 함께 들어가 시각적으로 선명한 인상을 준다. 두 음료를 나란히 놓고 보면 색의 대비가 꽤 강렬하다.

응대하는 분들의 태도는 꼭 필요한 만큼, 과하지 않고 세심하게 이어졌다. 공간의 결과 잘 어울리는 서비스였다.





기본 정보
- 주소: 서울특별시 강동구 고덕비즈밸리로 26 B동 1층 11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