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시산원 — 강남 선릉 본점, 카운터 너머로 전해지는 한 점의 집중

스시산원 — 강남 선릉 본점, 카운터 너머로 전해지는 한 점의 집중

by 이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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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산원 정육면체 타마고야키 — 단면이 균일한 노란빛, 흰 원형 접시 중앙에 단독으로 놓인 모습

문 앞에서부터 느껴지는 밀도

선릉로 이면도로 끝, 코르텐 스틸 질감의 외벽에 ‘山圓’이라는 두 글자가 작게 붙어 있습니다. 유리 너머로 내부 카운터 윤곽이 어렴풋이 보이고, 문을 열기 전부터 공간이 스스로를 낮추고 있다는 인상이 전해집니다.

스시산원 히노키 카운터 전경 — 셰프가 접시를 확인하는 장면, 사케 병 진열과 석재 벽면

카운터와 공간 구성

히노키 원목을 길게 이어 붙인 카운터가 공간의 중심을 잡습니다. 카운터 뒤쪽 낮은 조명 아래로 사케 병들이 줄지어 서 있고, 돌 마감 벽면이 따뜻한 조명을 흡수합니다. 각 자리에는 다크 브라운 플레이스매트와 청화백자 소품이 놓여 있어, 식기 선택 하나하나에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향기로운 오시보리와 첫 시작

스시산원 말차 아이스크림 한 스쿱 위에 팥 조림을 올린 디저트, 꽃 모양 흰 접시

자리에 앉으면 레몬 한 조각을 얹은 따뜻한 면 오시보리가 먼저 나옵니다. 레몬의 향이 손에 옮겨 붙을 정도로 선명하고, 수건 온도는 손이 서서히 풀릴 만큼 적당합니다. 작은 동작이지만 식사 전 몸의 긴장이 조금씩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음료 — 에비스 생맥주와 사케 리스트

코스 시작 전 프리미엄 에비스 생맥주를 주문했습니다. 거품이 컵 위로 살짝 올라와 있고, 첫 모금의 청량감이 히노키 향과 어우러집니다. 사케 메뉴판은 나베시마 준마이다이긴조 아카이와-오마치(300,000원)를 필두로 본 고쿠히조 다이긴조(250,000원), 미무로스기 야마다니시키(160,000원)까지 다이긴조와 준마이긴조 계열을 폭넓게 갖추고 있습니다. 리스트 외에도 셰프 비장의 사케를 문의할 수 있다는 안내가 메뉴판 마지막에 적혀 있습니다.

스시산원 카운터 위 프리미엄 에비스 생맥주 한 잔, 흑유 잔과 옆에 놓인 화지

코스의 흐름 — 츠마미

스시산원 청화백자 찻잔에 담긴 따뜻한 다시 스프, 나무 숟가락과 나무 받침 세팅

첫 번째로 나온 토기 찻잔에는 표면에 고운 거품이 덮인 따뜻한 차완무시가 담겨 있었습니다. 나무 숟가락과 함께 작은 나무 받침 위에 놓였고, 국물은 은은한 다시 베이스에 고소함이 더해진 맛이었습니다.

스시산원 쓰키다시 — 문어 조림과 성게·와사비를 담은 청화백자 각형 소접시

뒤이어 작은 각진 그릇에 문어 조림과 아귀간 · 생와사비가 담긴 쓰키다시가 나왔습니다.
문어는 부드럽게 조려져 있었고, 아귀간의 기름지고 풍부한 맛, 갓 갈아낸 와사비의 청량한 매운기가 짧은 안주 역할을 했습니다.

스시산원 셰프가 히노키 도마 위 철판에 와사비를 갈고 있는 클로즈업

전복과 게우소스

조개 모양 그릇에 담긴 전복 두 조각 위로 진한 녹색 소스가 넉넉히 올라와 있었습니다. 전복 특유의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고, 소스는 내장으로 만든 듯 쌉쌀하면서도 깊은 향이 있었습니다. 전복과 소스가 동시에 입 안에서 녹아드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스시산원 전복 두 조각 위에 진한 녹색 내장 소스를 올린 전채 요리

니기리 — 흰살 생선부터

스시산원 흰살 생선 니기리 — 붉은빛 도는 반투명 슬라이스가 흰 원형 접시 위에 놓인 모습

인상적이었던 니기리붉은빛이 살짝 돌며 반투명하게 빛나는 흰살 생선이었습니다. 단면에서 결이 세밀하게 보이고, 샤리는 쥔 형태가 유지되면서도 입에 넣자마자 결을 따라 흩어졌습니다. 두 번째 흰살 니기리는 얇고 투명한 슬라이스로, 흰 도자기 위에 홀로 놓인 모습이 정갈했습니다.

스시산원 히노키 도마 위 얇고 흰 오징어 슬라이스 니기리, 흰 도자기 접시

런치 식사였기에 당연히 한치일거라 생각했는데, 훨씬 값진 원물인 갑오징어가 나왔습니다. 차진 식감이 입을 즐겁게합니다.

스시산원 흰살 생선 군함마키 — 야키노리로 감싼 니기리를 손으로 받아 드는 장면

쥐치살과 쥐치간이 얹어진 첫 번째 마끼는 손으로 직접 받아 먹도록 건넸습니다.

스시산원 성게를 올린 군함마키 — 손으로 받아 들고 있는 클로즈업, 배경에 초간장 소스 그릇


두 번째는 성게를 넉넉히 올린 군함으로, 성게의 농밀한 단맛이 김의 고소함과 만나 진하게 완성됐습니다.

스시산원 흰살 생선 니기리를 젓가락으로 집어 올린 모습 — 결이 세밀하고 위에 작은 젤리 형태 소스

참치 — 아카미와 추토로

스시산원 루비빛 참치 아카미 니기리 — 간장 절임 윤기가 고르게 흐르는 흰 원형 접시

선명한 루비 빛깔의 아카미가 나왔습니다. 표면에 간장 절임의 윤기가 고르게 퍼져 있고, 얇은 지방 선이 육안으로 확인됩니다. 씹는 순간 단단하지 않고 결을 따라 천천히 분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어서 나온 추토로는 지방의 비율이 높아 표면에서 이미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졌습니다. 두 점을 연속으로 먹으면서 참치 한 마리 안에서 부위가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시산원 추토로 니기리 — 지방 결이 선명하게 보이는 분홍빛 단면, 흰 원형 접시

고마사바와 아나고

스시산원 고마사바 니기리 — 껍질 아래 붉은 근육이 보이는 고등어 슬라이스, 흰 접시

고등어 니기리는 껍질 아래 붉은 근육이 보이고, 표면에 얇은 윤기가 흘렀습니다. 고등어 특유의 풍미가 샤리의 산미와 맞물려 여운이 조금 길었습니다. 아나고는 표면이 균일하게 구워져 진한 갈색이 나 있었습니다. 달큰한 타레가 스며들어 있고, 살은 층층이 나뉘어 있었으나 한 점으로 잡혔습니다.

스시산원 아나고 니기리 — 타레가 고르게 스며든 진한 갈색으로 구워진 장어, 흰 원형 접시

튀김과 미소시루

스시산원 튀김 플레이트 — 오징어·아스파라거스·버섯 류 3종, 레몬 웨지와 굵은 소금이 청화백자 접시에 함께

코스 중간 튀김이 나왔습니다. 오징어,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버섯류로 보이는 세 가지가 한 접시에 담겼습니다. 반죽이 얇아 재료 본래의 윤곽이 보이고, 소금과 레몬을 곁들여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니기리 코스 후반에 제공된 미소시루는 적된장 베이스로 색이 진했고, 썬 실파가 표면 위로 고르게 퍼져 있었습니다.

스시산원 적된장 미소시루 — 실파가 표면에 고르게 퍼진 검은 옻칠 그릇

타마고와 디저트

스시산원 외관 — 코르텐 스틸 질감 외벽에 山圓 로고 사인, 선릉로 이면도로 건물 입구

정육면체로 잘린 타마고야키는 단면이 균일한 노란빛입니다. 촉촉한 질감과 계란 본래의 단맛이 느껴졌고, 오마카세의 마무리 역할을 조용히 했습니다. 디저트로는 말차 아이스크림 위에 팥 조림을 올린 작은 접시가 나왔습니다. 말차의 쌉쌀함과 팥의 단맛이 코스 전체를 뒤에서 정리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스시산원 흰 면 오시보리와 레몬 한 조각, 히노키 카운터 위 유리 받침에 놓인 서비스

서비스와 전체 인상

셰프와 홀 스태프 모두 필요한 순간에 말을 건넸고, 불필요한 설명으로 흐름을 끊지 않았습니다. 메뉴판에는 매일 남해·동해·제주도 산지에서 직송하는 자연산 수산물과 당일 수산시장에서 공수한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헤드셰프의 글이 한국어·일본어·영어로 나란히 적혀 있었습니다. 점심 코스 한 번으로 이 공간이 어떤 방향을 향해 있는지는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스시산원 셰프 상체 — 산원 로고가 새겨진 흰 조리복, 히노키 카운터 앞에서 손을 모으고 다음 요리를 준비하는 자세

기본 정보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00길 42 1층1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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